닫기

일반뉴스

전초전 치른 삼성·인텔·TSMC, 시장 선점 위한 하반기 우선 과제는?

URL복사

[헬로티=서재창 기자]


2021년 상반기는 반도체 선도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전초전이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출처 : 삼성전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이 발단이 됐다, 이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반도체 기업에는 당초 계획된 사업 일정보다 한 박자 빠른 대처가 요구됐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슈퍼 사이클로 불리는 반도체 초호황 시기를 맞아 반도체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패권 경쟁이 불가피한 반도체 시장에서 눈에 띄는 건 진취적인 투자 계획과 IT 기업 간 연대로 반도체 강국 타이틀을 탈환하려는 인텔, 공고한 파운드리 체제를 유지하며 비즈니스 파트너를 늘려가는 TSMC,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1위로 초격차를 외치는 삼성전자다. 


1사분기 성적표 받아든 세 기업


세 기업의 1분기 성적표는 다음과 같다. TSMC는 반도체 수급난 시기를 맞아 큰 수혜를 입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 상승한 6조14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삼성전자와 인텔의 영업이익을 압도하는 수치다. 

 

TSMC는 확고부동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2위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1분기 실적을 감안했을 때 파운드리 점유율 5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1분기에 매출 197억 달러(약 22조700억 원), 영업이익 37억 달러(약 4조15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다소 하락한 수치지만, 정부의 막강한 정책 지원과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앞세워 매출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2021 1분기 삼성전자, TSMC, 인텔 매출 및 영업이익 비교


삼성전자는 앞서 두 기업보다 뒤처지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P2 라인 장비 투입, 텍사스 주 한파로 인한 오스틴 팹 가동 중단 등 변수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P3 라인, 미국 공장 신설 등에 대한 투자,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수 등 다양한 계획이 전해지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여전한 강자임을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은 모바일과 노트북PC 수요 강세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D램은 모바일에서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5G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선방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PC는 부품 공급 부족 영향이 일부 있었으나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서버 역시 D램 탑재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수요가 소폭 상승했다. 


낸드는 모바일에서 스마트폰 판매 효과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서버 SSD에서는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가 재개됐고, 소비자용 SSD도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으로 인한 노트북 수요가 있었다. 


투자와 연대에 방점 찍은 TSMC·인텔


기분 좋게 1분기를 시작한 TSMC는 향후 3년간 1천억 달러가 넘는 투자 계획을 앞두고 있다. 지난 달 미국 백악관에서 개최된 대책 회의 이후,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만 6곳에 달하는 파운드리 공장 건축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미국과 대만 그리고 TSMC의 관계가 공고해질 것으로 주목된다. 


TSMC는 오는 하반기에 설비투자 예산 300억 달러(약 33조5천억 원)를 책정했다. 애리조나 주에 지어질 공장에서는 회로선폭 5나노미터에 이르는 최첨단 칩 생산에 주력하며, 웨이퍼 기준 월 2만 장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거점에 반도체 생산 기지를 만들고 있다. (출처 : TSMC)


TSMC의 행보는 미국에 그치지 않고 중국과 일본으로도 뻗어가고 있다. TSMC는 지난달 중국 난징 지역에 28억8천700만 달러(약 3조2478억 원)를 들여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이곳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TSMC는 이미 지난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150억달러(약 16조 원) 투자를 발표하고 일본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텔은 지난 2월 팻 겔싱어(Pat Gelsinger) CEO가 취임한 이후 보다 과감해진 경영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인텔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40조 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 200억 달러(약 22조4000억 원)를 들여 2개 공장을 짓고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종합반도체기업의 대표격인 인텔이 반도체 수급난을 겪는 현 상황에서 아마존, 구글 등 자국 고객사를 유치해 파운드리 역할까지 감당하겠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적극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는 팻 겔싱어 인텔 CEO


이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자율주행·반도체 연구 개발을 목적으로 6억 달러(약 6700억 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100억 달러(11조2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뉴멕시코 주 리오랜초 생산시설에 반도체 패키징 시설 확충을 위해 35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텔이 구축할 신설 반도체 패키징 시설에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 '포베로스(Foveros)' 등이 적용돼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


갈 길 먼 삼성전자, 선택과 집중 요구돼


삼성전자는 인텔과 TSMC의 행보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하반기에 투자 확대와 기술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5나노 D램 등 첨단공정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적기에 제품을 판매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8TB 이상 고용량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싱글 스택 128단 6세대 V낸드 512GB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부터 15나노 D램과 128단 6세대 V낸드를 주력공정으로 판매하고, 다수의 레이어에 EUV를 적용한 14나노 D램, 176단 7세대 V낸드를 양산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 ‘I-Cube4’(출처 : 삼성전자)


하반기부터는 희소식도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오스틴 공장이 완전 정상화되며, 평택 2라인 양산을 시작해 첨단공정 증설 및 공급 확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반도체 패키지 솔루션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비롯해 삼성전자는 설비 투자 계획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미 주요 거점에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인텔과 TSMC를 마냥 지켜볼 수 없는 입장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과, 약 50조 원에 이르는 평택캠퍼스 P3 라인의 신규 투자 결정을 논의 중이다. 


하반기부터는 세 반도체 기업의 행보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성 없는 전쟁과 같은 반도체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세 기업의 경쟁 구도가 주목된다.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