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 일본에서는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운동/인지 기능의 장애에 대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등 리허빌리테이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IT 인프라와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과 함께 VR/AR 등 XR 기술의 급속한 발전, 센싱과 로봇 기술의 다양화, AI 기술의 비약 등으로, 이상 상태를 환자 스스로가 인식해 운동을 수정해 가는 셀프 리허빌리테이션의 촉진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취급이 어려웠던 대규모 데이터의 수집․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번 주제에서는 임상 현장의 계측․분석․평가․개입의 관점에서, 이들의 공학적 접근을 응용한 최첨단 리허빌리테이션 지원에 관한 시스템 개발 및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우선, VR을 이용한 시스템 개발과 임상 응용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
스미타니 미즈호/오오스미 미치히로/스미타미 마사히코 씨는 연간 30%의 성장률로 성장하는 e 스포츠 분야를 중심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룬 XR 기술(Extended Reality) 중, 의료계에서 급속히 임상 응용이 추진되고 있는 VR(Virtual Reality)의 실례에 대해 소개했다.
정상 상지의 관절 정보를 좌우 반전시켜 VR 공간상에 환상 사지의 영상을 비추는 기술을 이용해, 실재 공간의 정상 상지와 VR 공간의 환상 사지에 동일한 운동을 시키는 구조를 도입하고 있다. 그 기전으로는 절단 사지의 의사운동을 VR로 시각 제시함으로써 운동감각이 중추신경계에 피드백되는 것으로, 절단 사지나 신경 손상 사지의 지각․운동 루프가 재통합되어 병적 통증이 완화된다. 임상을 통해 거울치료와 마찬가지로 VR 치료에 의해 환상 사지의 수의운동이 출현, 그 운동량이 클수록 환상 사지통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VR 치료는 거울치료에 비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작업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 점이 우수하며, 앞으로 거울치료를 상회하는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야스다 가즈히로/이와타 히로야스 씨는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생기는 반측 공간 무시(Unilateral Spatial Neglect : USN)을 나타내는 환자에게 몰입형 VR을 이용해 무시 공간을 3차원적으로 시각화하는 평가 시스템과 함께, 가동 슬릿을 이용해 무시 공간에 대한 주의를 끄는 치료 지원 시스템에 관한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평가 시스템에서는 지금까지 지면상의 선분 말소 등 한정된 실험 공간의 무시 증상 파악에 머물러 있었던 것에 대해, VR을 이용함으로써 가까운 위치․먼 위치의 공간 및 상하․수평 공간으로 이루어진 1인칭 시점의 전방 시야 전역에서 무시/비무시 공간의 시각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임상 평가를 통해 가까운 위치의 공간에서 무시가 보이지 않는 USN 환자에서, 먼 위치 공간의 무시가 급격히 확대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을 뿐만 아니라, USN 환자마다 3차원적인 무시 공간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치료 시스템에서는 비무시 공간에 대한 【주의의 고정】이 생기는 환자 특유의 인지 특성에 착안, 비무시 공간을 오른쪽에서 서서히 블랙아웃함으로써 【주의를 해방】시켜 왼쪽 오브젝트로 【주의를 이동】시켜 가는 구조를 고안해 냈다. USN 환자에서 효과도 이미 확인되어 있으며, 앞으로 USN 환자의 무시 증상에 맞춘 테일러 메이드형 치료가 실현될 날도 머지않은 것을 엿볼 수 있다.
카네코 후미나리 씨는 가상 신체상의 운동을 자기 신체의 운동으로 착각시키는 KINVIS 치료(kinesthetic illusion induced by visual stimulation)에 대해 소개했다. 운동 기능 회복의 효과를 높이려면, 운동 착각을 유도하는 동시에 전기 자극을 실시하는 등 다른 장치나 로봇과 병용할 수도 있다. 만성기 뇌졸중 환자에게 있어 KINVIS 치료 방법과 운동 치료로 개입하는 임상 적응(20분/일)에 의해 상지운동 기능이 향상되는 결과가 시사됐다고 한다.
츠지 아키/쿠보타 케이스케 씨는 발끝을 배굴(족관절의 발등 방향으로의 운동)시키는 힘을 시각 피드백하는 리허빌리 로봇 및 전방향 이동형 로봇 위에 손을 올려놓고 탁상에서 전후좌우로 이동시키는 상지 기능 훈련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전자는 발끝을 배굴시키는 힘을 역각 센서로 계측, 계측력에 비례한 반경의 노란 동그라미와 목표의 빨간 동그라미를 디스플레이 상에 표시해 양자를 일치시키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직접적인 치료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족관절 기능 훈련을 통해 5m 보행 속도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령자 실험에서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보행에 관한 계측․분석․지원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고바야시 요시유키 씨는 보행 분석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이 앞으로 추진될 것을 근거로, 데이터 수집/분석 방법의 변천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해설했다. 데이터 수집 방법에 관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해당 연구 예가 소개되어 있다. ①맨발 보행의 데이터를 반드시 계측, 전략적으로 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②보행 계측 기법을 많은 사람이 알게 해 누구라도 기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한다, ③간이 센서를 이용한다. 최근에는 바이오메커니즘 학회에서 보행 데이터베이스 검토부회가 생겨, 여러 일본 국내 시설에서 계측된 데이터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데이터 분석 기법에 관해서는 기존 발끝 클리어런스 등 유력한 지표가 여러 연구에서 활용되어 온 반면, 최근에는 주성분 분석을 응용해 시계열 데이터 전체를 포괄적으로 비교 평가하는 방법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것에 인해 잠재적인 가치 있는 특징을 간과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기계학습을 활용한 보행 분석의 연구 사례를 소개한 후, 그것이 가져오는 블랙박스화에 대한 우려에서 보행 기능의 본질에 다가가려고 하는 진지한 연구 자세를 잊지 않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야마모토 스미코 씨는 족관절의 운동 보조를 함으로써 걸음걸이 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단하지 보조기를 선구적으로 개발, 제품화까지 실현한 경험을 토대로 그 비결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야마모토 씨는 100명 이상의 편마비 보행 계측에 기초해 단하지 보조기에 필요한 기능을 명확하게 했으며, 많은 보행 개선 효과를 창출하는 유압 보조기의 개발․실용화에 성공, 이것은 일본 국내에서 처방되는 장치의 약 10%를 차지한다. 편마비 환자에게 임상 적용해 입각 초기의 배굴근 보조와 보행 연습을 통해 중기 이후의 저굴근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 식견은 당시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굴을 멈추어 버리는 기존 장비에서는 마비측 입각기의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 버리는 반면, 저굴을 제동하는 유압 보조기에서는 체간의 전굴이 감소하고 있으며, 저굴의 거동을 적정화하는 것이 보행의 전신운동 개선에 기여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보조기 발목 관절의 저굴에 대한 약간의 기능 차이가 보행 시의 골반에서 위의 자세에 영향을 주는 것을 나타낸 세계 최초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야마모토씨는 보조기는 부족한 힘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편마비 환자가 근력을 발휘하기 쉬운 자세를 만드는 도구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환자 제일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타나카 에이이치로/유게 루이 씨는 족관절 등의 배굴이 부족한 편마비 환자에서 전경골근 대신에 모터로 족관절을 인공적으로 배굴시키는 보행 리허빌리 로봇에 대해 해설했다. 입각 종기에 몇 Nm 정도로 족관절을 인공적으로 배굴시킴으로써 두 관절 구조의 비복근 및 대퇴사두근과 연동한 다리올리기 동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RE-Gait의 설계에서는 하나의 모터 회전을 다줄 웜과 헬리컬 기어로 족관절에 전달하는 좁은 폭 구조로 해 의복의 안쪽에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성 나아가서는 사용하는 환자의 수용성을 높이는 고안이 되어 있다. 이미 500명 이상의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으며, 26명의 환자가 실시한 임상 평가에서 20명이 TUG(timed up and go test, 일어서서 걷기 검사)에서 1초 이상 단축화를 도모할 수 있는 개선 효과가 얻어졌다고 한다.
츠카하라 아츠시/하시모토 미노루 씨는 골격 전체에서 착용자의 체중을 서포트할 필요가 있는 기존의 외골격 로봇과는 달리, 금속제 외골격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구속감을 감소시켜 가볍게 몸에 착용할 수 있는 로보틱스 웨어 curara의 개발 설계와 어시스트 효과에 대해 해설했다.
curara는 하지관절의 굴곡․신전 토크를 서포트하는 한편, 내외전이나 내외선의 운동을 방해하지 않는 부드러운 구조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행 중의 방향 전환 등도 하기 쉽다. 또한, 주기적인 입력 신호에 동조하기 쉬운 신경진동자 모델을 착용자와의 협조 제어계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착용자와 로봇의 움직임이 서로 동조해 리드미컬한 보행이 가능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착용자와 curara의 움직임 사이에 생기는 약간의 차이를 상호 작용 토크로서 검출한 후, 동조 게인을 곱한 것을 신경진동자 모델에 입력하는 구조를 채용하고 있으며, 동조 게인을 크게 설정하면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동조한 어시스트가 가능한 한편, 작게 하면 동조성은 낮지만 자여 진동에 의한 안정된 어시스트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동조 게인의 설정 방법에 문제가 남아있지만, 적절하게 결정하면 보행 속도나 보행 안정성 등이 유의미하게 향상된다는 것이 척수소뇌변성증과 뇌졸중 편마비 환자에 대한 검증을 통해 확인됐으며, 큰 가능성을 느낀다. 앞으로는 실용화를 지향한 장기 임상실험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관점에서 제품화를 달성한 사례로, 전기 신호를 활용한 상지 기능 지원 보조기와 흉부에 항력을 주어 걸음걸이를 개선시키는 체간 훈련 보조기를 소개한다.
무라오카 요시히로 씨는 수의운동 보조 전기자극장치 IVES(Integrated Volitional control Electrical Stimulation/Stimulator)의 기능과 치료 기전, 환자의 임상 평가 결과에 대해 해설했다. IVES는 전기 자극하는 근육의 수의근 전량을 상시 계측하고 있으며, 안정 시에는 수축하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전기 자극하는 동시에, 수의 수축이 검출됐을 때는 그에 비례한 강도의 전기 자극을 주어 운동 기능의 개선을 도모하는 구조이다. 회복기․유지기 편마비 환자에게 개입한 결과, 보통 작업치료만을 받는 대조군에 비해 병용군에서는 수의성 향상과 상반 억제의 개선 등 유의미한 상지 기능의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한다.
무라오카 씨는 1998년부터 20년간에 걸쳐 동 과제에 대응하고 있으며, 2008년 이후 휴대형 및 착용형을 3사에서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의료기기를 실용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료기기의 보급 방안에 대해서도 제안하고 있다. 여기서는 다점 전극에 기초한 최적 전극 선택 기법에 의한 번잡한 전극 부착의 작업 부담을 경감하는 등 사용성 향상과 함께 핸즈 온 세미나 및 증례검토회의 여러 개최에 의한 사용자 이해의 심화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되어 있어 흥미 깊다.
카츠히라 준지 씨는 체간과 골반에 적극적인 작용을 함으로써 보행 시의 하지 작용을 돕는 새로운 체간 훈련 기기 Trunk Solution(TS)에 대해 해설했다. 바이오메커닉스에 기초한 역학적 분석에서 ‘복부에 수축을 가져오면 걷기 쉬워진다’는 가설을 발견, ‘흉부를 눌러 그것에 대해 복근으로 대항시키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전개한 후, 흉부 지지체와 골반 지지체를 링크 기구를 통해 연결해 링크 사이에 설치된 인장 스프링의 장력으로 흉부 가압을 하는 구조에 의해 TS를 실체화하기에 이른 일련의 디자인력에 관심이 끌렸다.
건강한 젊은이와 고령자, 운동기 질환 환자를 포함한 100명 이상에 대한 실증실험을 통해 복횡근의 근육 두께와 고관절 외전 모멘트 등의 증대, 보행 퍼포먼스 개선 나아가서는 요통 경감 효과까지 보이고 있으며, 그 적용 범위는 넓다. Nature에 발표된 캐치 카피를 흉내 낸 ‘Activity while wearing TS is the best medicine’이 입증되는 날이 몹시 기다려진다.
어느 것이나 다 흥미 깊은 연구이지만, 리허빌리테이션 분야에 침투하고 있는 공학 기술은 반드시 많은 것은 아니며, 크게 보면 아직 여명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한 첨단 연구는 뇌신경과학, 의학, 리허빌리테이션, 물리치료 등의 전문 잡지에 게재된 것이 많다. 이 기회에 관련 문헌도 보시고, 독자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리허빌리테이션의 계측․분석․평가․개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검토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와다 히로야스, 와세다대학 창조이공학부 종합기계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