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3D 프린터의 효용성을 알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이 출력해보고 검증해보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 3D시스템즈코리아 백소령 본부장은 우리가 주저하는 사이 외국 기업들은 3D 효용성에 대한 많은 사례들을 발표하면서 기업 내에 신규 조직을 꾸리고 양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작업 담당자들이 새로운 설계를 구상하고 어떻게 파트를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다양한 출력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것. 따라서 3D시스템즈코리아 역시 3D 프린팅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열기 위해 솔루션 기반의 전문 컨설팅을 저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1983년, 3D 프린팅의 발명자인 Charles (“Chuck”) Hull의 번뜩이는 영감을 바탕으로 태어난 3D시스템즈는 고객의 비즈니스, 설계 또는 엔지니어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 제조 워크플로와 전문가를 연결하여 영감과 혁신 사이의 간극을 잇는 것에 중점을 둔 글로벌 3D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다. 지금은 주문형 제조 서비스를 포함하여 고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재료와 전 세계에서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며 제조 혁신을 통한 비즈니스 전환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헌신하고 있다. 국내 3D 프린팅 시장 이슈와 전망을 백소령 본부장에게 들어봤다.
▲ 3D시스템즈코리아 백소령 본부장
Q. 제조업계가 3D 프린팅에 주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A. 제조업계가 다들 어렵다고 한다. 어려운 이 시기에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비싸게 내다팔 수 있는 길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비용적인 측면과 생산성 측면, 두 가지 맥락에서 고려되는 기술 중의 하나가 3D 프린트라는 적층가공기술이다. 우리가 처음 3D 프린터를 얘기할 때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잠재적 역량이라고 했다. 그때는 이해를 못 하고 뭔가 좋은 거겠지 하며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요즘엔 사람들이 3D 프린터를 사용할 때 어떤 효용가치가 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3D 프린터의 장점은 실물로 현존해 있는 것을 금형 없이 바로 뽑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제조 핵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3D 프린터가 복잡한 형상구조에 대한 자유도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200개 내지 300개 부품 조합으로 됐던 부품 또는 제품을 1개 또는 10개 단위로 부품을 통합 설계함으로써 공급라인을 줄일 수 있어 상당한 경제적 생산성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제는 3D 프린터에 대한 연구도 어느 정도 되어 있고, 특히 해외에서 3D 프린터의 효용성에 대한 많은 사례가 발표되면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 열리게 된 것 같다.
Q. 절삭가공과 비교해 적층가공기술이 주는 가장 큰 이점은.
A. 복잡한 형상의 경우 절삭가공기는 툴의 접근성이 떨어져 깎기가 어렵다 보니 부품을 최소 단위로 여러 개 쪼개서 가공해야 하지만, 적층가공기술은 형상의 자유도가 있어서 파트의 통합설계가 가능하다. 통합설계를 하기 때문에 절삭가공보다 공정이 줄어들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Q. 그럼에도 제조업에서 3D 프린터의 활용도는 여전히 낮다고 보는데.
A. 지금 3D 프린터가 잘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치과를 포함한 의료 분야이다. 우리보다 기술의 진보가 훨씬 빠른 해외에서도 제조업보다는 의료와 항공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것은 3D 프린터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태생적인 특징 때문이다. 첫째는 금형 없이 바로 출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형은 3D 프린터보다 생산 속도는 빠르지만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때문에 자기의 몸에 맞아야 하고 부가가치 높아 몇 개 안 만드는 의료용 부품과 같은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3D 프린터가 적합하다.
둘째는 3D 프린터가 시제품을 만드는 프린터가 있고 제조용으로 사용되는 프린터가 있다는 점이다. 소재로 엔지니어링급 플라스틱을 쓰거나 금속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절삭이나 사출 금형에서 하던 것처럼 제품을 만드는 소재의 물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냥 시제품을 뽑듯이 쉬운 플라스틱으로 형상만 뽑으면 된다는 생각은 제조로 오면 단계가 달라진다. 즉, 작업 담당자들이 새로운 설계를 구상하고 어떻게 파트를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설계를 새로 했으면 출력을 해봐야 한다. 필요하면 몇 번의 파라미터 셋팅을 다시 하고 부품에 맞게 튜닝을 해주는 과정들을 해봐야 한다. 이것을 위해 외국 기업들은 회사 내부에 적층가공센터, 이노베이션센터, 엑셀런트센터와 같은 적층가공전문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조직이 없다. 3D 프린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어 그저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불평하는 사이 외국 기업들은 신규 조직을 꾸리고 어떤 품목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양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백소령 본부장은 “3D 프린터의 효용성을 알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이 출력해보고 검증해보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Q. 제조업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해법이 있다면.
A. 정부주도형으로 장비 국산화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3D 프린터를 수요층에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제조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고 싶어 하고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의 얘기를 들으면서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적층가공을 통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연습을 해야 수요가 늘 수 있다.
수요충은 레이어가 다르다. 설계 역량이 있는 기업이 있고 없는 기업도 많다. 하청을 받아 준대로 가공만 하는 업체들은 설계를 못 한다. 그 윗단의 설계 업체들은 메인 브랜드 업체가 스케치 해주는 것만 가지고 설계해야 하고 메인 브랜드 업체들은 일차로 그린 도면을 여러 하청업체에 나눠준다. 그러다 보면 통합할 수 없다. 통합해야 할 부품들이 이미 하청업체 A, B, C에 나눠졌기 때문에 설계 변경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결국 주물을 하기 위해서 만들었던 설계로 프린팅 한다. 그러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형상도 안 맞고 가공기계에 들어갔을 때 조건도 안 맞는다.
수요 구조 전체에서 볼 때 설계 역량을 갖춘 인력은 바로 중간 단계로, 이 중간 단계의 수요층에서 3D 프린터를 자주 활용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3D시스템즈의 공장용 솔루션에는 어떤 게 있나.
A. 공장용으로는 2가지 솔루션이 있다. 하나는 ‘DMP 팩토리 500 솔루션’이라고 하는 금속 3D 프린터이다. 이 제품은 사이즈가 500×500×500mm이고 통합설계에서 단일 부품을 출력한다. 그리고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레이저 여러 개가 동시에 그림을 그린다. 예전에는 레이저가 한 층마다 하나씩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었다면 이 금속 프린터는 각 단면에 빠른 성형 작업이 되도록 여러 개 레이저가 동시에 작업함으로써 실시간으로 4~5개씩 출력할 수 있다. 보통 신발 박스 정도의 크기이면 현재 제조하고 있는 부품의 70~80%를 커버할 수 있다.
▲ 금속 3D 프린터 ‘DMP 팩토리 500 솔루션’.
작업공정 또한 자동화 시스템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재가 오면 소재들이 금속인 경우 대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가 되기 때문에 밀폐된 상태로 프린터 기계에 넣는다. 그러면 레이저가 컴퓨터로 받은 정보대로 성형 작업을 진행한다. 작업이 완성되면 이송장치를 이용해 꺼내어서 디파우더링 작업을 한다. 여기서 파우더 관리 모듈은 빌드 플랫폼에서 효율적으로 파트의 파우더를 제거하고, 사용하지 않은 파우더 재료를 자동으로 재활용 하여 다음 빌드를 위해 RPM(Removable Pront Module)을 준비한다. 디파우더링이 끝나면 꺼내 가면 된다. 이 솔루션은 기계 하나가 몇 개를 만들지 계산해서 내 생산량에 따라 프린터 기계를 늘리거나 줄이면 된다. 우리는 프린터 여러 대를 돌리기 위해 전체를 관리하는 ‘3D 커넥터’라는 소프트웨어도 공급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작업자의 작업 로드, 소재 배치, 기계 부품 가공, 심지어 기계 메인터넌스까지 컨트롤 관리한다.
공장용 솔루션으로 다른 하나는 ‘figure4’라는 플라스틱 프린터이다. 이 제품은 확장형 통합 적층 가공 플랫폼으로서 대규모 및 복잡한 형태의 맞춤형 파트의 완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레이어링이 없기 때문에 기존 프린터보다 15배 속도가 빠르며 연속으로 시간당 100mm까지 출력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금속 프린터처럼 프린터 하나만 싱글로 사용할 수 있고 생산량이 많아지면 늘릴 수도 있다. 옵션으로 로봇과 연동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다.
Q. 올해 국내 3D 프린팅 시장 전망은.
A. 밝지만은 않을 것 같다. 최근 모든 공공조달에 들어가는 프린터는 ‘메이드 인 코리아’ 중소 품목 지정으로 간다는 정부의 발표에, 3D 프린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간 정부는 국내 3D 프린터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국산 장비와 외산 장비의 기술력 차이는 여전히 크다. 수요층을 고려한다면 외산이든 국산이든 다양한 3D 프린팅 경험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교육 보급형뿐만 아니라 제조를 비롯한 산업용까지 국산 3D 프린터 보호에만 일관하고 있다.
수요자들은 3D시스템즈와 같은 외국 기업을 통해 다양한 기술 경험과 많은 정보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자가 자유롭게 니즈에 맞춰서 3D 프린터를 활용해보고 검증해보고 지원받을 기회들을 누려야 하는데 이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수요자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해줬으면 좋겠다.
Q. 3D시스템즈의 영업 전략은.
A. 3D시스템즈는 제조사를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는 프린터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소재 개발도 하고 전체 작업공정을 매니징하고 설계를 서비스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솔루션 기반의 전문 컨설팅으로 기업들이 제조하는데 3D 프린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