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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트

1GHz급 자율주행 CPU로 무인자동차 시대 주도한다

  • 등록 2017.01.17 11: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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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은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고성능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세서 기술은 무인차의 센서, 레이더 등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기술로서 센서가 모아준 데이터를 분석 및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고성능 자율주행을 위한 ‘알데바란 프로세서’


최근 자동차 및 IT 업계가 자율주행 등 고속 연산이 필요한 신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율주행 및 지능정보 처리 전용의 핵심 프로세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고성능 자율주행 프로세서인 ‘알데바란(Aldebaran)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알데바란 프로세서는 ETRI가 순수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고성능 프로세서로서 4개의 슈퍼스칼라 프로세서와 인식 엔진을 집적하고 ISO 26262의 기능안전성(Functional Safety) 사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자율주행 자동차용 프로세서이다. 알데바란이라는 프로세서의 명칭은 1등성 별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자부품의 복잡도가 심화되고, 전자시스템의 탑재 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자동차는 이제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전자부품’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전자부품은 장시간 사용했을 때 또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고장(Failure)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자동차가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 전자시스템이 고장 나면 바로 인명 손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전자부품들은 기후, 온도, 진동 등의 주행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동작 환경이 열악할 경우 자동차 프로세서 등의 전자부품이 오작동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부품은 프로세서 반도체로서 영상,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입력된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자동차를 직접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프로세서가 고장 나면 의도치 않은 방향 제어가 발생하여 탑승자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기능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은 국제 표준화 그룹에서 인정하고 있다.


ISO 26262의 기능안전성 사양을 만족시키는 알데바란 프로세서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세서 기술은 SW와 SoC의 원천 기술을 망라하는 난이도 높은 기술로서, 국내 기업에서의 투자는 미미한 실정이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기존 외산 자동차 프로세서에 인식 엔진을 탑재할 경우 SW 업체와의 라이선싱을 통해 기능을 구현하게 되므로, 개발 비용 및 제품 단가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고성능 슈퍼스칼라 프로세서와 인식 엔진을 탑재하고 ISO 26262의 기능안전성 사양을 모두 만족하는 알데바란 프로세서 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세서 기술의 국산 솔루션 자립을 통한 국내 기업의 로열티 부담 해소 및 가격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ISO 26262는 국제 표준화 기구 ISO가 마련한 자동차 기능안전성을 위한 국제 표준이다. ISO 26262는 자동차 전자시스템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양산관리 규정까지 표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18년도에 제정이 완료되는 ISO 26262 2nd Edition에서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설계 규정까지도 포함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Part 11, 2015년, ISO TC22/SC32/WG8 회의 확정).


ETRI에서 개발한 알데바란 프로세서는 자동차 프로세서 반도체의 기능안전성 규정인 ISO 26262 Part 11과 Part 5를 준수하는 지능형 자율주행을 위한 1.0GHz 프로세서이다(그림 1, 그림 2, 그림 3).


▲ 그림 1. 알데바란 프로세서 레이아웃


▲ 그림 2. 알데바란 프로세서 Die Microphotograph(8×7mm2)


▲ 그림 3. 알데바란 프로세서 패키징 칩


알데바란 프로세서의 구성 및 특징


알데바란 프로세서가 내장하고 있는 여러 개의 코어는 서로 협업해 상호 동작을 실시간 확인하며 고장 방지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또한, 다수의 카메라를 통해 입력되는 영상 신호를 처리하기 위해 4개의 코어(Quad Core)가 각각 최대 1.0GHz의 동작 주파수로 독립적으로 연산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방대한 영상 정보를 고속으로 병렬 처리할 수 있다.


알데바란 프로세서의 입출력 인터페이스로는 자동차 엔진과 브레이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주행 제어를 적합하게 실행하기 위한 CAN(Controller Area Network) 및 CAN-FD(Flexible Data rate)와 직렬 통신인 UART, I2C를 탑재하고 있으며, 그 외에 비디오 입출력 모듈, 차량 및 보행자 인식을 위한 영상처리 가속기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알데바란 프로세서는 독자적인 슈퍼스칼라 아키텍처, 32KB/32KB 캐시 메모리, 가상 메모리 운용을 위한 메모리 관리 유닛(MMU: Memory Management Unit)을 포함하고 있으며, 초저전력 프로세서 코어를 구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해외의 자율주행용 프로세서가 수백W의 전력을 소모하는 데 비해, 알데바란 프로세서 내부의 프로세서 1개가 1GHz 동작할 때는 0.24W의 전력을, 4개의 프로세서가 동시에 동작할 때도 1.0W 이하의 전력을 소모하여 동급의 기존 프로세서에 비해 1/100의 전력만 소모하는 초저전력 프로세서이다.


자동차의 전자부품 수가 늘어나면서 전력 소모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전력 소비량이 큰 전자부품은 자동차의 신뢰성을 감소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알데바란과 같은 저전력 프로세서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더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inux 및 RTOS 등의 범용 운영체제를 운영 소프트웨어로 탑재함으로써 칩에서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으며, C/C++ 컴파일러를 포함한 자체 개발환경(SDK: Software Development Kit)을 통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했다(그림 4). 알데바란 프로세서는 삼성전자의 28nm 공정으로 제작되었으며, 실제 동작 검증에서 1.0GHz의 동작 주파수와 4.0GOPS의 성능을 기록했다. 에너지 효율은 0.24 mW/MHz로 전력효율이 높다.


▲ 그림 4. 알데바란 프로세서 칩을 장착한 ECU 시스템


지능형 반도체 산업으로 도약의 발판 마련


ETRI는 자율주행 차량 제작사와 협력하여 알데바란 프로세서를 실제 자동차에 장착한 후 영상인식, 차선인식(LD: Lane Detection), 차선인식 결과 분석 및 CAN(차량용 통신 인터페이스)을 통한 조향 장치 제어를 구동함으로써 차선유지 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ance System)이 잘 동작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ISO 26262 Part 11과 Part 5에서 규정하고 있는 ASIL D급 안전 메커니즘(Safety Mechanism)을 구현했다(그림 5).


▲ 그림 5. 알데바란 프로세서 기반 ECU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지능형반도체 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정보디바이스 사업, 그리고 삼성전자의 협력으로 추진됐으며, ETRI는 알데바란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산업계에 기술 이전함은 물론, 학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그 적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고성능, 초경량, 기능안전성 기술을 가진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를 갖춘 기업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알데바란 프로세서는 프로세서 코어 기술을 수입하기 위해 수많은 기업들이 매년 수 조원의 도입 비용 및 사용 로열티를 해외로 지불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체기에 들어선 국내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고 고성능 지능정보처리 지능형 반도체 산업으로 도약하는 주춧돌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엄낙웅 ICT소재부품연구소장은 “최근 세계적 프로세서 기업이었던 암(ARM)사가 일본의 소프트뱅크에 인수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프로세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의미 있는 기술 개발”이라고 말했다.


ETRI는 이 기술이 지난 2006년부터 10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밝혔다. 이 기술개발 과정을 통해 SCI급 논문 10여 편이 나왔고, 특허출원 100여 건과 5건의 기술 이전이 이루어졌다. 상용화는 내년 말로 예상되고 있다.


ETRI 연구책임자인 권영수 프로세서연구실장은 “향후 지능정보기술이 대두됨에 따라 신경망코어, 신경망구조를 이 칩에 적용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그림 6. 알데바란 프로세서 개발 모습


향후 연구진은 세계적인 추이에 발맞춰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칩을 원 칩(One-chip)화하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로써 모든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 처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media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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