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2016년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건설투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구조조정 등이 민간소비 증가를 제약하면서 전년보다 소폭 낮은 연간 2.5%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 정책 기조 및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 둔화폭 확대 가능성, 지정학적 불안 등이,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여파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국내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지난해 성장을 주도했던 건설투자의 빠른 증가세가 진정되면서 2016년보다 소폭 낮은 2.5% 내외의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2017년 수출은 완만하지만 세계경제 성장세가 다소 높아지고 유가 상승으로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지난 2년간의 감소세에서 소폭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수출은 2.1%, 수입은 3.6% 내외 증가하고, 무역흑자는 약 86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는 전년도 성장을 주도하던 건설투자의 가파른 증가세가 다소 진정되고 민간소비 증가세가 소폭 둔화되는 반면, 설비투자가 수출 부진 완화에 힘입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소비는 유가 반등으로 교역조건 및 구매력 개선 효과가 소멸되고 가계부채 원리금 부담, 구조조정 여파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년보다 증가율이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전년 부진의 기저효과와 수출 부진 완화 등에 힘입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건설투자는 주택 경기의 진정으로 지난해의 빠른 증가세가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연준의 금리인상, 브렉시트 관련 불안, 중국의 성장 둔화폭 확대 가능성 등이, 국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문제와 구조조정 추이, 정치 상황 변화 및 그 여파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간소비 전년보다 소폭 낮은 2% 내외 증가
민간소비는 2016년 들어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국민총소득의 높은 증가세와 정부의 소비부양책 등에 힘입어 비교적 견실한 증가세를 지속해 왔다. 다만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지난 9월부터 소매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재화별로는 내구재 소비가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상반기까지 5%를 넘는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소비 증가를 주도했으나 3분기에는 소비세 인하 종료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2017년 민간소비는 소득 증가세 둔화,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작년보다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부진 완화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유가 반등 및 교역조건 개선효과의 소멸에 따른 소득 증가세 둔화와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고용 악화 등이 소비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2017년 민간소비는 연간 2.1% 내외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소폭 증가, 건설투자는 증가세 둔화
설비투자는 2016년 들어 수출 부진 지속과 재고 조정 등 영향으로 전년동기비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대체로 부진했다. 형태별로는 일반기계류의 부진과 운송장비의 호조가 뚜렷이 대비됐으며, 기계류 투자는 2015년 4분기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에도 감소를 지속하면서 매우 부진했다. 반면에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장비 투자는 2015년 하반기에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도 1분기 10.4%, 2분기 5.3%가 증가했다.
2017년 설비투자는 수출 부진 완화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높은 불확실성과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등으로 소폭 개선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설비투자는 2% 내외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정보통신산업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은 투자 부진이 우려된다.
건설투자는 2017년에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정부의 주택건설 규제 강화, SOC 예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은 2016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 건설투자는 연간 3% 내외의 증가가 예상된다.
수출입 부진 다소 완화, 연간 수출 2.1% 증가
2016년에도 전년에 이어 수출입이 동반 감소했으나, 감소폭이 점차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수입도 감소세가 크게 완화됐다. 수출입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2016년에도 꾸준히 확대됐다.
수출은 세계경기 부진과 저유가·공급과잉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중국경제의 구조변화, 자동차 파업 및 휴대폰 리콜로 인한 일시적 수출 차질 등 일시적, 구조적 요인이 겹치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역별로는 EU, ASEAN, 미국에 대한 수출이 한 자릿수 감소에 그친 데 반해, 중국을 비롯한 대신흥국 수출이 10%를 넘는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대EU 수출은 기저효과 등으로, 대미 수출은 미국경기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소폭 감소했다.
대중 수출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내수 위주로의 성장정책 변화, 중국의 중간재 자급능력 향상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중동·중남미 등 대신흥국 수출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해당 지역의 경기 위축으로 자본재·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됐다.
산업별로는 컴퓨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산업들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석유제품·디스플레이·자동차·가전·조선 등이 10%를 넘는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석유제품과 디스플레이는 저유가와 공급과잉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하반기 이후 감소폭이 점차 둔화됐다.
조선은 인도 스케줄상 고부가가치 선박보다 상선 위주의 인도가 이루어졌으며, 자동차는 신흥국의 수요 부진과 해외생산 확대 등 부정적 여건 속에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편 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은 하반기 들어 수출단가의 회복 등에 힘입어 감소폭이 현저히 둔화됐다.
2017년 수출은 세계교역 회복세의 부진과 중국경제의 구조 변화 지속, 보호주의 확산 등으로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세계경제 성장세가 소폭이나마 높아지고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단가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2.1%의 소폭 증가로 돌아설 전망이다.
수입은 유가 안정에 따른 에너지 자원의 수입 회복과 기저효과 등으로 3.6%의 증가율이 예상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6년과 비슷한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아 기자 (prmoed@hellot.medi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