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저장성이 우수한 신규 금속유기구조체 전극소재 개발
전력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은 풍력, 조력, 태양열, 수력, 화력 발전과 같은 수단을 이용해 발생한 에너지의 잉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최소의 비용으로 대용량을 달성하는 데 그 성패가 달려 있다. 그러나 기존 리튬 이차전지의 경우, 높은 생산 단가와 안정성 문제 때문에 대용량 전력 수요 대비를 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의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한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
수계 이차전지는 낮은 생산 단가와 유지보수 비용 및 높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전력저장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차세대 전지의 고성능화를 위해서는 고성능 전극 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새로운 에너지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는 전이금속과 시안화 그룹(Cyanide Group)이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소재로서 1nm 수준의 격자상수와 시안화 그룹에 의한 전기화학적 차폐 효과(Shielding Effect)로 인해 높은 밀도의 게스트 이온종(Guest Ion Species)의 칩입형 자리(Interstitial Sites)와 낮은 전하 전달 저항(Charge-transfer Resistance) 등의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징을 갖고 있다. 기존에는 철/구리 및 철/니켈과 같은 원소들이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의 구성 전이금속으로 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그 에너지 저장 용량이 60mAhg-1 수준으로 제한되어 왔을 뿐 아니라 낮은 출력 특성을 나타냄으로써 차세대 수계 이차전지로의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여기서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란, 금속유기구조체의 한 종류로 철과 시안화(Cyanide) 분자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형성된 구조(프러시안 블루)를 모체로 하여 철 이온이 다른 금속 이온으로 대체되어 있는 파생 소재군을 의미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저비용으로 고효율과 고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물을 기반으로 하는 수계 이차전지를 위한 새로운 금속유기구조체(MOF: Metal-Orgnic Framework) 전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금속유기구조체는 유기 결합 분자에 금속 이온이 결합된 3차원 결정구조체로서 내부에 다수의 나노 기공을 포함한 구조체를 말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융합연구단 정경윤 박사팀은 금속유기구조체 소재군의 하나인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Prussian Blue Analogue) 구조를 기반으로, 전기화학적 높은 활성도를 보이고 저가의 소재 합성이 가능한 철과 바나듐의 전이금속을 도입해 에너지 저장 특성이 우수하면서도 비용이 저렴하고 우수한 가공성을 지닌 신규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150% 이상 높은 소재
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는 저비용과 높은 수율을 확보할 수 있는 공침법(Co-precipitation: 서로 다른 이온들을 용매 내에서 혼합하여 동시에 침전시켜 고체 상태의 석출물을 합성하는 방법)을 사용해 개발됐다. 합성 과정 중 금속이온 간의 상대농도비와 용매의 수소이온농도(pH) 최적화를 통해 소재의 결정성 향상과 소재 내부에 공공(Vacancy) 형성을 유도하여 소재의 결정 구조가 유지되면서도 동시에 높은 이온전도도를 확보할 수 있어 에너지 저장 측면에서 유리한 특성을 갖고 있다(그림 1 참조).
▲ 그림 1. 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의 결정구조 및 원소 분포(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 내부의 시안화 그룹과 공공에 의해 높은 밀도의 침입형 자리와 낮은 전하
전달 저항 및 높은 이온 전도도가 가능하다)
연구진은 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가 기존 동일 군 소재(60mAhg-1) 대비 150% 이상의 높은 에너지 저장 용량(∼100mAhg-1)을 발현하며 100%에 이르는 높은 충방전 효율을 나타낼 뿐 아니라 높은 출력 특성을 보이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그림 2 참조).
▲ 그림 2. 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의 에너지 저장 및 출력 특성[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아날로그 소재는
기존 동일 군 소재 대비 150 % 이상의 높은 에너지 저장 용량(∼100 mAhg-1)을 발현할 뿐 아니라 높은 출력 특성을 보인다]
이는 구조 내의 철과 바나듐 전이 금속 이온이 모두 전기화학적 반응에 기여하는 다중 산화환원 반응(Multiple redox reaction: 화합물의 산화환원반응에 있어 한 단위 화합물당 2개 이상의 전자가 관여하는 반응)과 구조 내의 공공(Vacancy)을 통한 높은 이온 전도 특성에 따른 것이다.
KIST 정경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철/바나듐 프러시안 블루 금속유기구조체 기반 전극 소재는 우수한 에너지 저장 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재의 우수한 가격 경쟁력, 가공성, 소재 구조 다변화 가능 등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수계 이차전지 외에도 다양한 차세대 전기화학적 에너지 저장 소자 분야에서 폭넓은 활용이 기대되는 신규 소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금속유기구조체를 기반으로 소재 합성 과정 중 도핑 및 복합체 형성을 통해 전기 및 이온전도도 제어와 새로운 기능성을 부여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는 향후 수계 전해질 기반의 이차전지 상용화 연구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으로 KIST 기관 고유 연구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medi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