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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전기차, 자율주행 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내에 미래형자동차 시장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 유해 배기가스로 친환경 차 부품을 만드는가 하면, 공기를 이용한 대용량 차세대 전지 개발이 활발하다. 또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고성능 타이어와 전기차의 효율을 높이는 탄화규소 반도체도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미래형 자동차 발전 가능성은 어느정도일까?
유해 배기가스 합성 '신소재', 친환경 자동차 부품제작 활용
일산화탄소(CO)와 석유화학계 올레핀을 합성해 만든 신소재 '폴리케톤'에 관한 연구가 국내 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폴리케톤은 기존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3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기업이 상용화에 성공한 폴리케톤 제조 및 제품개발 관련 특허 출원이 2014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폴리케톤 관련 기술은 크게 ▲폴리케톤 제조 ▲물성 보완을 위한 조성물 ▲제품으로 나뉜다. 2008년까지는 폴리케톤 제조 관련 특허가 주를 이뤘고 2009년 이후로는 폴리케톤 조성물 관련 비중이 증가했다. 2013년 이후에는 폴리케톤을 활용한 자동차용 엔진 커버 등의 제품(용도) 관련 출원이 증가해 지난해 전체 특허 출원 중 89%를 차지했다.
이는 연구 개발 초기에 폴리케톤 제조에 역량이 집중되었다가 이후부터 폴리케톤의 물성을 보완하기 위한 조성물 관련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었으며, 상용화에 성공한 2013년 이후에는 자동차·전기전자 분야 내·외장재, 자동차용 호스(튜브), 타이어 보강용 코드, 엔진 커버, 휠 커버 등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로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내 출원인은 ㈜효성이 261건, ㈜현대자동차가 7건을 기록했으며, 효성의 출원 비중이 84.5%로 매우 높았다.
특허청 좌승관 고분자섬유심사과장은 “폴리케톤은 현재 상용화된 여러 플라스틱 재료 중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양산화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플라스틱”이라며 “산·학·연 간 효율적인 협업관계의 구축으로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미래 국가경쟁력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용량 차세대 전지, 공기로 만든다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로 금속공기전지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공기전지란 리튬, 아연, 알루미늄 등 금속을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전지를 말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금속공기전지에 관한 특허출원은 2006년 4건에서 지난해 86건 최근 10년간 21.5배 증가했다.
출원 건수는 삼성전자가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26건), LG화학(22건), 레오모터스(19건), EMW에너지(16건) 등의 순이다. 외국인 출원은 전체 출원의 16.5%인 61건으로 도요타자동차(8건), 엘렉트리시테 드 프랑스(7건), 스미토모전기공업(4건) 등이 다출원기업으로 나타났다.
출원된 기술은 대부분 에너지 효율을 높여 금속공기전지를 상용화하기 위한 것으로 ▲전지 시스템에 관한 기술이 119건(32.1%)으로 가장 많았고 ▲양극구조를 개선해 산소를 연속 공급하는 기술 108건(29.1%) ▲전지 내부의 반응을 촉진시키는 촉매 기술 56건(15.1%), 이어 ▲전해질, 음극 및 분리막에 관한 기술이 뒤를 이었다.
또한 특허청이 10년간 금속공기전지의 음극 소재를 기준으로 총 278건의 특허출원을 분석한 결과, 대용량이 가능한 리튬공기전지가 167건(60.0%), 안전성과 경제성이 장점인 아연공기전지 93건(33.5%), 알루미늄공기전지 10건(3.6%), 마그네슘공기전지 8건(2.9%)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유준 자동차융합심사과장은 "전기자동차, 드론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2차전지의 필요성으로 인해 리튬공기전지에 대한 관심과 기술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펑크나도 시속 80km 주행, 진화하는 타이어
타이어도 진화하고 있다. 타이어의 공기압 부족이나 펑크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미래형 고성능 안전 타이어' 기술 출원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6년 이후 10년간 타이어 관련 기술 출원은 2013년 146건으로 최고점을 찍고 현재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주행 중 타이어 공기압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운전자에게 알려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인 TPMS 기술이 전체 출원의 71%를 차지하며 국내 완성차와 부품사가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다출원기업은 현대자동차(79건, 14%), 현대오트론(52건, 10%), 현대모비스(39건, 7%) 순서였다.
그 다음으로는 비공기압 타이어가 181건(19%)으로 뒤를 이었다. 비공기압 타이어는 기존 공기주입 방식 대신 고무나 우레탄을 거미줄처럼 연결한 바퀴살로 형태를 유지시켜 펑크 걱정을 없앤 신개념 타이어다. 한국타이어(32건, 18%)가 가장 많이 출원했고, 개인(21건, 12%), 금호타이어(8건, 4%)의 순이었다.
갑작스런 타이어 펑크가 발생해도 타이어 외관 형상을 유지하면서 일정 거리를 시속 80㎞ 이상의 속도로 정상 주행할 수 있는 런플랫(Run-flat) 타이어 역시 같은 기간 149건 출원되었으며 최근 국내외 차량에 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날카로운 물질로 인한 타이어 펑크 등 구멍난 부위를 특수봉합제가 자동으로 봉합해 교체가 필요없는 실런트(Sealant) 타이어도 60건으로 매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 에너지효율 높이는 탄화규소 반도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모델인 ‘프리우스’는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전력손실을 80% 줄이고 연비를 5% 이상 개선했다. 소재분야의 경쟁력이 제품경쟁력으로 직결된 사례다. 탄화규소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 대비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고, 열 발생도 적어 전기차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탄화규소(SiC) 단결정 성장방법'에 관련된 특허출원 건수는 최근 10년간 총 117건이며, 2011년에 급격히 증가한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탄화규소(SiC) 단결정 성장방법 기술로는 ▲승화법이 59.0%(69건)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고온기상증착법 7.7%(9건), ▲용액성장법 33.3%(39건)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승화법은 높은 성장온도에 따른 탄화규소(SiC) 결정결함제어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체 추세다. 용액성장법은 비교적 낮은 온도(2100℃이하)에서 고순도·고품질의 단결정을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13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 출원 비중은 한국(54.7%)과 일본(41.0%)이 전체의 96%에 달했으며 다출원 기업은 포스코그룹 21건, 도요타자동차 20건(신닛테츠스미킨과 공동출원 8건 포함), 동의대(13건), SK이노베이션(8건) 등 순으로 조사됐다.
특허청 반용병 정밀화학심사과장은 “초고순도 SiC 재료는 향후 전기자동차/태양광용 에너지 소자 및 고순도 반도체 부품 분야로의 지속적인 시장선점을 위해서 자체기술보유는 물론 지재권의 확보에도 관심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엔진 성능 향상…가변밸브 기술 진화
고속으로 달리거나 경사면을 올라갈 때 자동차도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해 동력은 얻는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엔진밸브가 열려있는 기간을 제어해 자동차 연비와 배기성능을 향상시키는 가변밸브 듀레이션(VVD)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8년 4건에 불과했던 가변 밸브 듀레이션(VVD) 기술 관련 출원이 2014년 14건, 지난해 19건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듀레이션의 주된 특허출원 기업은 현대 ·기아자동차(29건), 도요타자동차(2건), 히타치(2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변밸브 타이밍(VVT)기술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특허출원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VVT)에 가변 밸브 듀레이션 기술을 접목해, 강화되고 있는 배기 규제 및 연비 향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변 밸브 타이밍(VVT) 관련 출원은 지난 2008년 51건으로 정점을 이룬 뒤, 최근 5년간은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변 밸브 타이밍 관련 기술이 이미 성숙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타이밍기술의 다출원 기업은 현대 ·기아차(114건), 쉐플러(46건), 도요타자동차(20건), 히타치(19건), 미쯔비시자동차(18건) 등이 꼽힌다.
특허청 손창호 에너지심사과장은 "저연비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유해 배기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변 밸브와 관련된 기술들 역시 꾸준히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수미 기자 (sum@hellot.medi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