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요긴한 정부과제 대응 팁(1)] 제목은 간단명료하게, 개요는 정량적·객관적 데이터로 준비하라

2016.09.30 20:17:09

[헬로티]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는 중소기업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경제적 지원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러 정부부처, 산하기관, 연구소, 학교에서 R&D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고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는 연구를 지속적이고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2015년도 중소기업 R&D 예산이 9,574억원 집행되었는데, 이것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금액이다. 정부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을 독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신기술사업화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경험으로 볼 때, 중소기업들이 생각하는 R&D와 정부가 유도하는 R&D 범위와 개념의 간격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R&D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변화와 학습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생각의 변화와 학습의 방법을 몰라서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해보지만, 방법과 방향을 잡는데 서툴러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따라서 필자는 정부 및 산하기관에서 공고하는 R&D 과제, 신기술, 신제품에 국한해서 연구자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간단히, 연구개발이란 무엇인지부터 짚어보겠다. 여러분들도 알겠지만, 영어로는 Research and Development, 경제 협력 개발 기구는 “인간, 문화, 사회의 지식을 비롯한 지식을 증강하기 위한 창조적인 일이자 새로운 응용물을 고안하기 위한 지식의 이용”라고 정의한다.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새겨보면 현존하는 과학 및 기술의 기초연구와 그 응용연구를 바탕으로 제품, 프로그램, 그리고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R&D의 3가지 필수 요소는 기술, 인력, 자본이다. 글의 순서는 이것들을 수행하기 위한 기술과제 선정방법, 연구계획서 작성방법, 프레젠테이션(PPT : PowerPoint)작성 및 발표방법, 그리고 심사위원의 심사 및 평가 순이다.


여러분들이 R&D, 신기술, 신제품에 기술평가를 신청하는 이유는 정부의 예산(정부 부담 75% +자부담 25%, *정부 부처에 따라 비율은 바뀐다)으로 필요한 R&D를 원활하게 수행해서 자사 제품의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과정을 신청자가 아닌 심사자 입장에서 보면 여러분들이 과제 선정에서부터 심사결과까지의 모든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개발과제 제목 선정방법


기술과제를 선정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지만 어렵다. 우리 회사가 가진 기술이 무엇이며, 이 기술이 미래가 있는 기술인지 아니면 자력(自力)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기술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즉, 기존에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우리 회사의 제품(Item)에 적합성이 높아야 한다.


개발의 방향은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이나 아니면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능개발을 하는 기술이 효율적이다. 회사의 취급 제품과 전혀 다른 아이템을 개발하겠다고 외부 인력을 활용해서 그 외부 인력이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기업도 본 적이 있다. 


회사가 기술개발을 혁신적 방향에서 구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면 그 기술개발의 결과물이 계획했던 것과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자사제품과 연관성이 있는 기술이어야 개발의 방향도 자세히 제어할 수 있고 진행되는 과정을 피드백 받을 수 있다. 만약에 돌발적인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기술과제의 제목은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을 한 구절로 표현해야 하므로 간단명료하게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무창문을 생산하는 회사가 “기능성 창문”을 처음 개발한다면, 보통 제목을 “친환경 편백나무를 사용해서 사람한테 좋은 창문개발”이라고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목만 봐서는 편백나무로 창문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런 형태로 과제를 제출하면 100% 선정제외 된다. 


반드시 제목에는 그 과제의 개발 물성과 결과물이 함축되어 있어야 한다. 즉, “저 비중 고압축 강도의 목재 창문개발”로 바꾸면 개발자의 의도가 제목에서 무엇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가 명백히 나타난다. 


과제의 선정에 관한 실제 사례를 간략히 소개한다. 2010년 기술개발 종료 과제 결과물을 평가하는 자리였다. 총 13개 과제였는데, 그중 1개 과제는 아직 시작도 못 한 과제였다. 그 A라는 과제는 주관기관인 회사와 공동연구기관인 대학으로 구성된 과제였다. 주관기관은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공동연구기관은 기술과 연구 역량을 가진 기관으로서 서로 공동 개발한다는 공식계약서도 상호간에 체결한 상태였다.


대표자와 교수는 서로 친분도 있고 해서 원활히 과제를 만들어 선정되었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교수는 이 A과제를 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의 기술공모에 출전해서 최우수상을 받게 된다. 최우수상의 의미는 경제적, 사업전망 측면에서 엄청난 혜택을 의미한다. 


그 후 교수는 주관기관이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공동개발을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주관기관은 신속히 개발에 착수하자고 재촉을 하게 된다. 그 후 1년 정도 지루한 다툼이 법적 다툼으로 번지게 될 상황이었다. 이 과정을 대기업이 알게 되어 최우수상 선정에서 제외했다. 주관기관과 공동연구기관 또한 경제적으로나 인지도 측면에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되었다.


우리 평가위원들은 이 과제의 당사자들을 불러 서로의 최종 견해를 들어보고 공동개발 의지를 확인 후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서로 간의 골이 너무 깊어서 다시 공동개발을 하지 못하고 결국은 실패로 종료되었다. 이와 같이 그 과제에서 제목의 선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연구개발계획서 작성방법     


연구개발계획서 작성,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짚어보겠다. 심사위원들이 해당 과제를 검토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한 연구개발 계획서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왜냐하면, 해당 과제의 기술 자료는 이 개발계획서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가적으로 짧게 주어진 검토 시간에 심사위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 보지만 충분한 자료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제출된 해당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서 계획서의 오류와 엉성한 구성을 문제 삼아 질의하면 대다수의 작성자들은 허둥대고 어리둥절해 한다. 이런 과제로는 심사에서 통과하기 어렵다. 그래서 연구개발계획서는 제일 중요한 개발자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계획서의 구성이 조잡하고 데이터들에서 오류가 많이 나타난다. 심지어는 허위 내용과 중복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반드시 개발자는 국내외 자료를 최대한 많이 검색하고 수집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개발해야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디에 적용되고, 결과물이 무엇이지가 명확해야 한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연구개발계획서 양식에 맞추어 작성하면 되지만, 그 내용 중에 동종업계의 개발동향과 해외사례들 지적재산 상태, 기능과 성능, 물성 등의 수준과 우리가 개발하면 수준이 어느 정도 도달할 수 있는지를 기록해야 한다. 


연구 인력은 누구를 어떤 업무를 얼마정도 연구에 종사할 것인지, 업무 플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개발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들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를 나타내야 한다. 또한, 개발된 제품이 우리 회사 제품에 어떻게 적용되며 적용된 결과가 우리 회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외 시장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를 예측해야 한다.


일부 개발자들이 개발과 제작을 유사한 것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발과 제작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개발은 제작과정에서 개발품의 기능, 성능, 물성 등의 실험데이터들이 산물로 도출되는 것이고 제작은 실험과정이 빠진다. 


가끔 초보개발자들이 개발과 제작을 혼동해서 개발비는 회사가 차지하고 제작은 외주 처리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은 큰 오류이다. 연구개발비가 정산 되지 못하면 비 정산금액은 모두 국고로 환수됨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이러한 오류들은 심사위원들의 눈을 피해갈 수 없다.


반대로 계획서만 잘 쓰면 심사에 통과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글잘 쓰는 개발자들은 평생 연구비만 받아가게 되어 연구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연구계획서에는 진정성(생생한) 있는 데이터들이 없기 때문이다. 


간단한 사례를 소개하면, 2004년도 측정 장치를 생산하는 업체의 사례이다. 발표자(대표이사)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현장의 말단부터 시작해서 현재의 기업을 만든 실무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 출신이었다. 연구개발 계획서는 발표자가 자료와 설명을 지인에게 제공해서 그 지인이 작성했다. 그러다보니 계획서의 내용이 앞뒤가 ?지 않고 실려 있는 데이터들도 엉성해서 눈에 보일 정도였다. 


발표자는 자기분야에서 제조기술과 돌발적으로 발생되는 문제의 해결 능력은 월등히 우수하지만, 연구개발 분야를 소홀히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발표자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이야기해보라고 질의했다. 그의 대답은 “우리는 제조 능력이 우수한데 연구개발 계획서가 뭐가 중요합니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오면 되지 그 깊이 있는 기술들을 우리가 배운 것도 아니고 어떻게 아느냐”고 하소연하듯이 답변했다. 그 업체는 선정 제외된 사례 였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인 개발비 1억5,000만원을 1년 과제용으로 지급하는 평가과정인데 결코 소홀히 진행하지 않는다. 심사위원들은 이러한 것들을 걸러낸다.


김경철 _ 대한민국 신기술사업화 기술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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