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율주행, 원격 진료, 촉각 인터넷 시대 활짝 열다

2016.08.31 17:32:40

[헬로티]

기존의 이동통신 기술이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에 초점을 두고 발전해 왔다면, 5G는 여기에 더해서 수많은 사물(IoT) 장치들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고 전송 지연의 대폭적인 감소를 통한 지연-민감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5G 이동통신 시대가 되면서 원격 로봇 제어, 차량 자율주행, 드론 제어, 원격 진료 등의 서비스가 개화됨에 따라 빠른 전송 속도와 초다수 장치 연결, 낮은 전송 지연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현재 4G 이동통신에서 0.02초(20ms) 이상 걸리는 서비스 지연을 1/10인 0.002초(2ms)로 줄이는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인간이 시청각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는 속도가 대략 50ms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5배 빠른 셈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SK텔레콤 등과 역진자(Inverted Pendulum) 장치를 활용한 시험을 통해 2ms 내외의 서비스 지연을 가진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여기서 역진자란, 무게중심이 상단에 있는 거꾸로 된 추를 움직여 균형을 잡는 장치를 말하며, 추의 위치에 따른 동작 제어가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시연에서는 역진자의 동작 제어부를 기지국 뒷단의 응용 서버에 위치시킴으로써 역진자를 원격 제어하는 형태였다.


이동통신 초저지연 시대 성큼


이동통신망에서 ‘서비스 지연’이란,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에서 통신을 위해 보낸 데이터가 기지국과 서버를 거쳐 다시 단말기까지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5G 시대에는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기기가 신속하게 동작해야 하므로 통신 반응속도 또한 굉장히 빨라야 한다. 초저지연(超低遲延) 시대로 가야 하는 이유다.


ETRI에서 개발한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예컨대 앞차에서 사고가 나면 뒤따르는 차량에 순식간에 전달해야 하는 차량 간 충돌방지 시스템(V2X)에 적용 가능하다. 또한 수술 중 환자 상태를 파악해야 하고 수술 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해야 하는 원격 진료 시스템 등과 같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서비스에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드론 제어, 실시간 원격 로봇 정밀제어, 증강현실 등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은 저지연 전송에 적합하도록 데이터 전송 단위를 기존 1ms 주기였던 4G LTE 방식 대비 1/7 수준(143㎲)으로 감소시켜 단말에서 기지국까지의 무선 구간에서 데이터 전송 주기를 단축시킴으로써 신속하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TTI 단축(Transmission Time Interval Shortening, 전송시간주기)’ 기술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4G용 단말과 5G 저지연 단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역호환 무선 프레임(Backward-compatible Radio Frame) 구조’, 수신 데이터 인식 시간을 최소화하는 ‘고속 채널 추정 및 디코딩(On-the-fly 개념)’ 기술, 제어 신호와 참조 신호를 최적으로 배치하는 ‘오버헤드 최소화 신호 설계’ 기술 등도 핵심 기술에 포함된다.


▲ TTI 단축 기술


ITU-R의 단방향 무선전송 지연 요구 충족


ETRI는 이러한 핵심 기술을 사용, 5G 국제 통신표준 제정기관인 ITU-R(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 부문)에서 정의한 ‘1ms 이내의 단방향 무선전송 지연’ 요구사항을 만족시켰다. 또한 단말과 인터넷 응용 서버 사이의 서비스 지연은 단말과 기지국 간 무선 구간의 전송 지연 외에 기지국과 응용 서버 사이의 유선지연도 함께 존재하므로, 전체 서비스 지연을 줄이려면 무선구간 지연 및 유선구간 지연 단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ETRI는 이를 위해 응용 서버를 기지국에 근접 설치하는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Mobile Edge Cloud) 개념을 적용, 응용 서버를 기지국 가장 가까운 위치에 둠으로써 전체 단-대-단(End-to-end) 서비스 지연 또한 2ms 내외로 감소시켰다.



ETRI는 5G 저지연 이동통신 핵심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단말, 기지국, 응용 서버로 구성된 테스트베드 개발을 완료했다. 이 기술은 앞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 내 통신모뎀 칩으로 내장되며 기지국에도 칩이나 SW 형태로 들어갈 계획이다.


그리고 ETRI는 5G에서 보다 고신뢰, 저지연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함에 따라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촉각 민감도 수준(1ms)의 지연 시간이 요구되는 촉각 인터넷(Tactile Internet)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초연결 스마트 서비스를 위한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과제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ETRI는 공동 연구를 통해 SK텔레콤과 기술요구사항 정의, 핵심 기술 개발 및 국제 표준화를 진행했고, 네스랩, 모비안 등과 함께 저지연 기술 테스트베드를 개발했다. 또한 이번 기술 개발과 관련, 지난 2014년부터 국내외 특허 50여 건을 출원했다. 그뿐 아니라 논문 10여 편과, 국제표준화 추진을 위한 기고서도 국제표준화기구인 3GPP에 10여 편 제안한 바 있다.


저지연 기술을 포함한 5G 이동통신기술은 현재 3GPP에 의해 올해부터 표준화가 본격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가 5G 저지연 기술을 선도하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ETRI 정현규 5G기가통신연구본부장은 “이 기술은 5G 핵심 기술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극히 짧은 전송 지연을 요구하는 새로운 응용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기관 SK텔레콤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도 “ETRI와 개발한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과 같은 네트워크 혁신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통한 경험의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TRI는 5G 저지연 이동통신기술과 더불어 대용량 무선전송기술과 초다수 장치 접속기술에 대한 선행연구 및 표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으며, 국내외 연구협력 강화를 통해 5G 이동통신기술을 선도해 간다는 입장이다.


ETRI는 5G 관련 핵심원천 기술 개발을 통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진이 그동안 개발한 기술로는 ▲ 모바일 핫스팟 네트워크(MHN) 기술, ▲ 밀리미터파 빔 스위칭 기술, ▲징(Zing) 기술, ▲ 전이중통신(IFD) 기술, ▲ 매시브(Massive) 미모(MIMO) 기술, 콤팩트(Compact) 미모 기술 등이 있으며 지속적인 핵심원천 기술 개발로 5G를 준비하고 있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media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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