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에 의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수명 단축 문제 해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 양자응용복합소재연구센터의 김명종 박사팀은 전기화학 연마(ECP : Electro-chemical Polishing) 공정을 거친 그래핀 필름의 합성 단계를 2단계(2단계 성장법)로 나누어 진행, 그래핀 결점을 최소화함으로써 화학 기상 증착법(CVD : Chemical Vapor Deposition)을 이용한 가스 차단 맞춤형 그래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차단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그래핀 가스 차단 모델을 제시했다.
그래핀의 개요 및 합성법
여기서 그래핀이란, 탄소 동소체 중 하나로서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의 벌집모양으로 서로 연결돼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고 있는 구조를 말한다. 각 탄소 원자들은 육각형의 격자를 이루며 육각형의 꼭짓점에 탄소 원자가 위치하고 있는 형태이다. 이 모양을 벌집구조 (Honeycomb Structure) 또는 벌집격자(Honeycomb Lattice)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핀은 탄소 나노 구조체의 기본 구조로, 쌓으면 3차원 구조의 흑연이 되고 원기둥 모양으로 말면 1차원의 탄소 나노 튜브가 되며 축구공 모양으로 말면 풀러렌(Fullerene)이 된다. 그래핀은 원자 1개의 두께로 이루어진 얇은 막이며, 두께는 0.2nm로 엄청나게 얇으면서도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이 높다. 또한 한 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시광선에 대한 흡수량이 매우 낮아 550nm의 파장을 가진 빛에 대한 투과율이 97.7%로 확인된다.
이 연구에서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은 크게 1단계 성장법과 2단계 성장법의 두 가지로 나뉜다. 1단계 성장법은 화학적 기상 증착법을 이용한 기본적인 그래핀 합성 방법으로 탄소 전구체 양과 불활성기체의 양을 비슷한 비율로 흘려 핵 생성하고 각각의 그래핀 도메인 사이를 탄소원자들로 완벽하게 연결시키는 방법이다. 이러한 1단계 성장법은 그래핀 도메인의 크기가 작으며 도메인 경계선이 많아 그래핀의 결점에 영향을 미치므로 그래핀의 가스 차단 특성을 악화시킨다.
이와 달리, 2단계 성장법은 그래핀의 결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래핀 필름의 합성 단계를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이러한 2단계 성장법은 그래핀의 도메인 크기를 증가시키고 도메인 경계선을 감소시켜 그래핀의 결점을 최소화함으로써 가스 차단 맞춤형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다.

▲ 가스 차단 맞춤형 CVD 그래핀의 수분투과도를 측정하기 위해
PET 기판에 전사한 이미지
기판 표면에 원하는 박막을 증착하는 화학 기상 증착법
앞에서 설명한 화학 기상 증착법은, 외부와 차단된 반응 체임버 안에 원하는 기판을 넣고 반응성 가스를 공급해 열, 플라즈마, 빛 또는 임의의 에너지에 의해 열 분해를 일으킴으로써 기판의 성질을 변화시키지 않고 기판 표면에 원하는 박막을 증착하는 기술이다. 반응기에 주입된 기체들이 가열된 기판 위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박막을 형성하는 공정으로 반도체(Si, GaAs, SiC), 절연막(SiO2, Si3N4), 금속 박막(W,Al), 유기박막 등의 박막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온도를 높여 증착시키는 것을 ‘열 CVD’, 화학 반응이나 열분해를 촉진시키기 위해 빛을 조사하는 것을 ‘빛 CVD’, 가스를 플라즈마 상태로 여기시키는 방법을 ‘플라즈마 CVD’라고 한다. 이 방법은 접착력이 우수하고 복잡한 형태의 기판에 균일하게 증착시킬 수 있으며, 고순도 물질을 용이하게 증착시킬 수 있다. 그리고 특정한 형태의 기판에 원하는 부위를 선택해 국부적으로도 증착할 수 있어, 현재 반도체 제조법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수분 및 산소를 차단하는 가스 차단 필름
가스 차단 필름은 보통 산소나 수분을 차단해 제품의 수명 및 성능을 높이는 필름을 말한다. 제품의 수명 및 성능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진 만큼 그 활용 영역 또한 식품포장을 비롯해 의약품, 전자제품, 디스플레이 제품 등과 같이 다양하며, 각 제품의 용도에 따라 다양한 범위의 수분 및 산소 차단 특성을 요구한다. 대표적으로 식품 포장재에 사용되는 가스 차단 필름은 투습도 10-1g/m2/day(KS M-3088) 이하, LCD 및 진공 단열재 외피의 경우 10-2g/m2/day, 그리고 태양전지 백시트용 가스 차단 복합필름은 1∼10-5g/m2/day와 같이 사용 환경에 따라 넓은 범위의 요구 조건을 갖는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OLED는 TFT뿐 아니라 발광형광체 보호를 위해 가장 높은 투습도 10-6g/m2/day를 요구하고 있다.

▲ 가스 차단 맞춤형 CVD 그래핀의 수분투과도 및 투과성
이러한 가스 차단 필름은 통상적으로 산소나 수분을 차단해 제품의 내구성을 높여 준다. 특히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고분자 기반 소재가 기판으로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산소 및 수분 차단 특성이 부족해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스 차단 필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가스 차단 필름 재료인 유리, 세라믹, 금속 등은 비용 및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그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금속박막, 고분자, 나노 입자를 복합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그중에서 신소재인 그래핀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은 육각형 구조를 가진 탄소의 단일 소재로 가스와 같은 작은 분자 단위 투과를 차단하는 효과뿐 아니라 높은 비표면적(2,600m2/g)을 가지며, 전기적(20,000cm2/Vs), 기계적( > 1000 GPa), 열적(∼3000W/mK) 물성 등이 우수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존의 화학 기상 증착법(CVD)으로는 그래핀 합성 과정에 문제가 있어 가스 차단 필름을 생성하기 어려웠다.
김명종 박사팀은 맞춤형 화학 기상 증착법(CVD)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금속층에 탄소 전구체를 포함하는 반응 가스 및 열을 제공하여 반응시킴으로써, 금속층에 하나의 가스 차단 맞춤형 CVD 그래핀을 합성했다. 기존 1단계 성장법으로 합성된 그래핀에서 발생하는 결점에 의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속 촉매 기판을 전기화학 연마 처리하고 금속 촉매 기판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해 거칠기(Roughness)를 조절했다.
또한 그래핀 필름의 합성 단계를 2단계로 나눈 2단계 성장법을 통해 그래핀의 결점을 제어하고 가스 차단 특성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가스 차단 맞춤형 CVD 그래핀을 PET 기판에 전사해 수분투과도를 측정한 결과, 그래핀 1장으로도 수분투과도가 PET 기판 대비 60% 정도 감소했다.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media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