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1] 뉴 노멀 시대 들어선 중국…생산 패턴 전환 시도
[산업용 로봇 2] 중국 산업용 로봇 정책 동향
중국 산업용 로봇 정책 동향
중국의 산업용 로봇에 관한 정책은 2013년 12월22일에 발표된 ‘산업용 로봇 산업의 발전을 추진하는 것에 관한 지도론’에 그 정책의 방침이 나와 있다. 해당 지도 의견으로는 △ 국제 경쟁력을 가진 3~5개사의 리더 기업 및 8~10의 산업단지를 육성하는 것, △ 하이엔드 제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45% 이상으로 향상시키는 것, △ 로봇 밀도(작업원 1만 명당 사용 로봇 대수)를 100 이상으로 하는 것 등을 2020년까지 발전 목표로 내세웠다.
이처럼 중국 당국은 산업용 로봇회사를 육성, 중국 내 업체가 제조하는 로봇 제품의 위상을 높이고, 산업용 로봇의 보급률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림 3. 산업 분야별 사용자 구성의 비교(2010~2012년 평균)
이러한 중국 당국의 방침을 배경으로 산업용 로봇의 도입 필요성이 높아지는 연안부의 성, 지급시를 중심으로 각지에서 구체적인 지원 정책이 정비되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시에서는 2014년 3월에 ‘산업용 로봇 및 지능 장비 산업 발전 추진에 관한 실시 의견’이 발표되면서 광주시의 산업 육성 방침이 제시됐다. 해당 시행 의견에서는 현지 업체의 산업용 로봇의 구매 또는 리스에 대당 20% 이내(최고 50만 위안), 1세트당 10% 이내(최고 50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이 밖에도 각 지방 당국에서 산업용 로봇의 도입, 산업 육성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독자적인 지원정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차기 5개년 계획에 중앙 당국의 산업용 로봇 산업 지원정책 제정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중국 로봇 시장은 외국계 로봇 제조업체 주도의 시장이 되는 가운데 중국 로봇회사의 위상은 매우 낮으며, 더욱이 감속기나 서보 모터와 같은 기간 부품에 대해서도 외국계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래서 중앙 당국이 중국 로봇 산업의 중점 과제로 규정하는 것은 중국 내의 중국 자본 로봇회사의 기술력 향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 당국의 이러한 과제 인식을 고려하면 앞으로 제정될 산업 지원정책 등에 대해서는 중국 내 중국 자본 로봇회사의 위상 향상과 기술력 향상을 지원하는 내용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하나는 수입 관세 과세 강화로,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의 보호에 관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에 의한 산업용 로봇 본체 또는 기간 부품의 연구 개발 등에 대한 보조금의 지급이다. 단, 최근 이러한 보조금 지급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은 그 업계의 미래 생산 과잉 문제 등을 회피할 수 있도록 일정한 기술 요건과 투자 실적 등을 가진 특정 기업에 한정되어 지급될 것이다.
이 밖에 중앙 당국의 산업용 로봇 검사·평가 센터 설립이 계획되어 있다. 제조 공정의 검증, 로봇 제품의 성능 평가용으로 중국 내 산업용 로봇의 제품 품질 향상을 지원한다.
중국 당국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추후 발표하는 산업 지원정책 등에서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들은 외국계 로봇회사의 중국 사업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일본계 로봇회사
중국 시장에서 산업용 로봇회사의 국적별 점유율을 보면, 2013년 시점에 일본 점유율은 51.6%로 과반수를 차지해 세계에서 일본 로봇회사의 위상이 높다는 것을 그대로 반영했다. 한편, 중국 자본계의 점유율은 3.3%로 2012년 대비 +2.1%로 소폭 증가했지만, 현시점의 위상은 매우 낮다. 현재 중국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일본 점유율에 유럽계 점유율 32.1%를 더한 외국계 점유율은 80%를 넘어 외국계 로봇 제조업체 주도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별로는 화낙(일) 16.9%, ABB(스위스) 15.9%, 야스카와(일) 13.2%, KUKA(독) 13.1%로 상위 4개 회사에서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일본 로봇회사들이 현재 높은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1990년대부터 비교적 조기에 중국 시장에 진출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에는 현지 제조에 의한 가격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제조 거점을 중국 현지에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현지에 제조 거점을 둔 일본 로봇회사는 진출한 일본계 로봇회사의 약 30%이지만, 앞으로 현지에 제조 거점을 갖지 않고 수입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입 관세 과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중국 현지 제조 검토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단, 중국 현지 제조 거점의 설립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중국 내에서의 로봇 제품 판매량 확대를 비롯해 부품 안정 조달, 환율 동향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림 5. 산업용 로봇 기업별 점유율(2013년)
또한, 이미 중국 현지에 제조 거점을 둔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중국 산업용 로봇시장의 확대와 중국 현지 요구의 다양화를 배경으로 중국 현지에서의 제조 공정의 확대 및 위급 제품라인업 확충 등의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15년 2월에 정밀 감속기 업체의 나브테스코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 거점을 설립한다는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향후 산업용 로봇 생산 업체의 중국 현지 생산이 확대됨으로써 정밀 감속기나 서보 모터 등의 기간 부품, 기타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일본 제조사에 대해서도 중국 진출, 중국 현지 제조 등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계 로봇회사
유럽계 로봇회사의 중국 진출 상황을 보면, ABB가 외국계 로봇회사 중에서 가장 빠른 1994년부터 이루어졌으며, 현지 제조에 대해서도 2009년부터 상하이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등 선도적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그리고 2013년 8월, ABB는 광둥성 발전개혁위원회와 전략적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해당 MOU는 로봇뿐만 아니라 교통, 에너지, 공업 등의 폭넓은 분야에서의 협력에 합의한 것으로 로봇에 관해서는 공업용 로봇응용센터설립을 통한 광둥성 역내 로봇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ABB의 광둥성 내에서 지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또한, ABB는 산학 연계, 인재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칭화대, 상하이 자오퉁대, 하얼빈 공업대학 등의 유력 대학에서 연수개발센터를 설립했다. KUKA도 광둥성에서 직업기술학원과 공동으로 로봇기술 실용육성센터를 설립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다.
이처럼 유럽계 로봇회사는 지방 당국과의 MOU 체결 등 시스템 구축과 유력 대학과의 산학 연계 추진 등으로 중국 내에서의 위상 향상을 꾀하고 중국 내 산업용 로봇 사용자 등의 관리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산업 발전에 공헌하는 또 다른 움직임으로는 폭스바겐사의 사례도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 규모이다. 해당 시장에서 폭스바겐은 생산 점유율 17.1%(2013년 시점)로 톱 점유율을 자랑한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확대를 배경으로 폭스바겐은 생산 능력 증강에 힘쓰고 있으며 중국 내 12번째의 생산 거점으로서 2013년에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공장을 설립했다. 폭스바겐은 이를 통해 중국 당국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자본계 로봇 제조사의 경쟁력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의 확대를 배경으로 많은 중국 자본계 기업이 산업용 로봇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약 400개 기업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그중 실제로 산업용 로봇을 양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은 중국 자본계 4대 로봇회사인 Siasun, Efort, Estun, GSK 외 몇 개 회사로 한정되어 있다.
단, 이들 4대 로봇회사라고 불리는 로봇회사마저 제품의 성능, 내구성, 수명 등의 품질과 사후 관리 서비스 대응력 등이 일본을 비롯한 외국계 로봇 회사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어 이것이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앞으로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한 중국 당국의 지원정책 강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육성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어 정책적 지원을 누리는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 중에는 기술력, 제품 품질 등을 따라잡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계 기업의 저가 공세에 의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첫째, 산업용 로봇의 주요 용도인 자동차 분야에서는 이제까지의 도입 실적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며 둘째, 중국 자본계 산업용 로봇 제품의 현재 비용 구조에서는 저가격화 여지가 매우 적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중국 산업용 로봇시장의 견인차이자 볼륨존은 자동차 분야이다. 해당 분야에서는 운송, 용접, 도장 등 폭넓은 용도에서 산업용 로봇이 활용되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 생산 라인의 안정 가동, 즉 산업용 로봇의 안정 가동은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에 생산면의 경쟁력 유지, 향상에 직접 영향을 주므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가 산업용 로봇을 조달할 때 안정 운용 실적이 가장 중요시된다. 이로 인해 시장에 참여한 지 얼마 안 되어 실적이 없는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가 기존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중국 자본계 로봇 제품의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저가화의 여지는 작다.
산업용 로봇의 주요 구조 부품은 정밀 감속기, 서보 모터/드라이버, 컨트롤러와 기계 본체이다. 이것들의 비용 구조에 대해서 일본 제품과 중국 자본계 회사의 제품을 비교하면, 서보 모터/드라이버와 정밀 감속기 비용 비율이 일본 제품보다 크다. 정밀 감속기에 대해서는 일본계 제조사인 나브테스코와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즈가 전 세계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중국 자본계 로봇 제조사 대부분도 이 회사들에서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참여한 지 얼마 안 되는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는 외국계 로봇회사보다 생산량이 적어 조달 가격의 볼륨 디스카운트 효과도 작아지므로 조달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서보 모터도 마찬가지로 일본계 제조사를 비롯한 외국계 업체 의존도가 높다.
단,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의 중국 시장에서의 부상 가능성 관점에서 보면, 실적이 요구되지 않은 산업 분야의 로봇 수요가 출현, 확대되고 중국 자본계 업체의 값싼 기간 부품 제조가 가능한 경우 중국 자본계 로봇회사의 저가격 제품 공세가 가능해져 급속히 부상할 수도 있다.
임근난 기자 (fa@hellot.mediaon.co.kr)





